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인상을 24일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4%인 것을 감안해서 0.25%를 인상해서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25%가 되었습니다. 이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은 사상 첫 6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고, 총 2.75%를 상승시킨 것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 0.05%의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 8월, 11월에 이어 올해 6차례를 포함하면 2년 동안 총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상황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의 이유
이렇게 1년 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여러 차례 그리고 큰 폭으로 인상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1999년 기준금리 제도 도입 이후 첫 6 연속 기준 금리를 단행 한 금융통화위원(이하 금통위)의 발표 내용을 알아보았습니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0.5% 인상 즉, 빅스템을 2차례 포함해서 올해 6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Fed)에서 4차례 자이언트스템(기준금리 0.75% 인상)을 통한 고강도 긴축 정책을 발표한 영향에 있습니다. 연준과 한은의 기준금리 격차가 발생할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서 대규모의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이로 인해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심각한 원화 약세를 야기시키게 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보니 한은 금융위 입장에서는 외환시장의 안정화 유지보다는 금융시장에 직면한 문제의 해결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체감하는 경기 흐름이 심각하다 보니 금통위는 물가 안정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대로 높은 상황이고, 물가 오름세가 뚜렷하게 꺾이는 모습일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가 상승한 109.21입니다. 7월(6.3%), 8월(5.7%), 9월(5.6%) 이후 석 달만에 다시 상승한 것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를 누르지 못할 경우 이는 상품 및 서비스 그리고 급여 등과 같은 모든 경제 주체들의 인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5% 이상의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경제에 악영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 기준금리 인상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베이비스텝의 인상이 적용된 이유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오르지 않고 5%대에서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은이 체감되는 경기 회복을 위한 물가 안정의 의지를 꾸준히 밝히는 상황이고, 10월 이후 외환시장의 여건이 점차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즉, 시장심리가 일부 안정된 점을 감안했을 때 추가적인 빅스템은 한은 금통위 입장에서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8월부터 7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결과 가계부채는 1900조 원에 육박하게 되었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전날 미 연준이 발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지는 게 적절하다는 입장이라며 속도조절론을 강하게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그동안 지속되었던 물가지수가 정점에 다 달았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했을 경우 이번 기준금리가 베이비스텝(0.25%) 인상에 그치게 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한은 금통위 횡보
미 연준에서 12월 또다시 기준금리를 올리게 될 경우 우리나라와 미국 간의 기준금리 격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통위에서는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세를 꾸준히 점검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했던 수준에서 안정화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즉,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은 저조하겠지만 물가지수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오름세를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외환시장 및 금융시장 안정화, 인플레이션의 지속 여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경기 침체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가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찌 보면 경제의 흐름은 유동적인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인위적인 개입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이번 기준금리의 인상이 추운 겨울을 더 춥게 만드는 원인 제공이 아니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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